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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준비_시즌1

술담화 전통주 구독서비스는 어떻게 코로나 기간 10배 더 성장했을까

구독 서비스가 무척 많이 생겼습니다. 꽃부터 예술작품, 심지어 양말까지! 국내에도 구독으로 할 수 없는 아이템이 이제는 드물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데요.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구독 서비스가 있습니다. 전통주를 정기 배송해주는 서비스인 술담화 인데요. 술담화는 우리나라 전통주를 소재로 가장 한국적인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며 시장에 안착한 성공 케이스가 되었습니다.

 

술담화의 성장세는 무섭습니다.

 

게다가 술담화는 코로나 기간 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주었는데요. 코로나 기간이 한창이었던 지난 6월, 모든 소비가 꽁꽁 얼어붙어 있었을 때를 기억하시나요? 바이러스가 불러온 두려움이 전체 시장에 가득해서 모두가 집 밖으로 나가기를 꺼려할 때 술담화는 더 큰 기회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작년 동기 대비 8배의 매출 성장과 10배가 넘는 구독자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성공 요인을 단순히 술담화가 온라인 정기 배송을 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기엔 부족한 것 같습니다. 배송의 편리함이야 이제는 다른 서비스에서도 쉽게 경험할 수 있으니 말이죠. 월 3만 원의 구독료를 내면 매달 색다른 전통주를 가져준다는 이 서비스는 어떻게 코로나 기간 가장 성장한 서비스 중 하나가 되었을까요? 술담화가 단순 배달 서비스를 넘어 구독 경제를 대표하는 가능성 있는 섭스크라이빙 모델이 된 여정을 살펴봅니다.

 

 

 

사진 출처 : 술담화

 

 

 

 

기존 전통주 시장을 살펴볼까요

 

술담화가 등장하기 전 우리는 전통주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나요? 혹시 고리타분, 올드, 아저씨와 같은 수식어로 기억하고 있지는 않으셨나요? 전통주를 선호하지 않았던 이유는 복합적이었겠지만 확실한 것은 전통주 시장이 매우 작았다는 것입니다.

 

전체 주류 시장을 기준으로 볼 때 2016년도 전통주 시장의 규모는 400억원대로 파악됩니다. 해당 연도 주류의 전체 시장 규모가 9조가 넘는다고 하니 0.3% 수준에 불과한 것이죠. 이 정도면 성인 남녀 100명이 술을 고를 때 1명도 고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수치입니다.

 

2018년 농민신문에 기재된 기사의 타이틀에도 전통주와 관련된 답답함이 토로되어 있습니다. 해당 기사의 제목은 "전통주 산업, 수년 째 제자리.."라는 카피로 시작하는데요. 첫 문장만봐도 전통주 관련 산업들이 얼마나 활로를 찾기 어려웠는지 절절히 느껴집니다.

 

 

전통이란 단어의 무게감

 

술담화가 등장하기 전까지 저는 전통주의 '전통'이란 단어가 너무도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전통은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역사와 권위가 전면에 드러날 때 지나친 무게감이 부담스럽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런 양날의 무기를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무게감을 확 줄인 산뜻한 접근이 필요할 텐데요. 최근 이날치의 판소리가 담긴 한국 홍보 영상이 유튜브 상에서 매우 큰 인기를 얻었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것 같아요. 술담화 역시 예쁘게 디자인된 전통주를 선별하고 역시나 예쁜 패키징을 통해 전달하면서 디자인으로 문턱을 확 낮춰 전통 상품을 제공합니다.


 

 

술담화가 보여준 최고의 패키징 전략

 

술담화의 패키징 전략은 디자인에서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디자인은 술담화의 핵심 역량 중 하나였지만 그들이 내부 적으로 집중한 부분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전통주가 담고 있는 스토리를 개발하는 것인데요. 술담화는 브랜드 스토리에서 자신들이 고객들에게 다음의 3가지를 전달할 것을 약속합니다. 하나는 전통주 정기 배송, 두 번째는 그와 관련된 큐레이션,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통주에 관련한 이야기!

 

술담화 서비스를 신청한 고객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받습니다. 해당 술을 만들어낸 양조주의 역사, 전통주를 베이스로한 현대적 느낌의 칵테일 레시피, 추천 퀴즈 서비스를 통핸 맞춤형 큐레이션 등. 그들은 끊임없이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구독 회원들에게 제공합니다. 술담화의 패키징 전략은 바로 이 콘텐츠로 완성됩니다.

 

콘텐츠로 완성된 세련된 패키징

 

콘텐츠는 제품의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전파하면서 제품이 가지는 가치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킵니다. 그리고 소비자가 다양한 큐레이션 상품을 통해 그 스토리에 공감할 때 해당 서비스의 팬으로 변신합니다. 술담화 회원들은 이제 매달 어떤 술이 내게 올지, 그리고 그 술이 또 어떤 스토리를 전해줄지 자연스럽게 기다리게 되는 것이죠.

 

콘텐츠와 함께 상품을 전하는 그들의 서비스는 단순히 상품만 주고 받는 서비스 보다 확실한 진성 팬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으로 느껴집니다. 전통이 가진 다양한 이야기를 그들만의 콘텐츠와 디자인 속에서 풀어낼 때 더 많은 사람들이 상품과 서비스에 열광하게 되는 것이죠. 

 

 

 

사진 출처 : 술담화

 

 

비주류 시장을 주류 시장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어떻게 보면 술담화는 쉽지 않은 길에 도전했고,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을지 모릅니다. 보통 사업 아이템을 선정할 때는 시장 파이가 큰  상품을 선정하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성장세가 있고 적정 모수가 있는 곳의 아이템을 선정해야 기본적인 타깃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작은 규모의 시장이나 성장세가 크지 않은 아이템은 꺼려지기 마련이죠.

 

술담화는 작은 규모라 평가받는 시장에 접근할 때는 어떻게 소수의 타깃층에게 다가가야하는지 확실한 콘텐츠 전략을 보여줍니다. 스토리와 편리성, 디자인까지 갖춘 그들의 서비스는 이제 구독 경제를 대표하는 한국의 상품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분명한 것은 그들이 도전했던 아이템은 0.3%에 불과한 작은 시장이라 평가 받았지만, 지금은 99프로의 애주가들이 주목하는 핫한 서비스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비주류 아이템을 주류 시장으로 끌어올리는 콘텐츠의 힘. 술담화는 콘텐츠와 상품을 조화롭게 선보이며 구독 서비가 가야할 길을 제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