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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준비_시즌1

공장 없는 맥주 공장, 신사동 미켈러바를 아시나요?

맥주를 마시는 방법을 바꿔버린 서비스가 있습니다. 바로 세계적인 맥주 기업 미켈러 인데요. 신사동에 매장을 선보이며 우리나라는 전세계 6번째로 미켈러바가 생긴 나라가 되었습니다. 미켈러는 어떻게 이렇게 단기간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 것일까요?

 

2006년에 생겨난 미켈러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출발한 미켈러. 미켈러의 시작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브루마스터와 저널리스트의 협업으로 태어난 이 브랜드는 그 당시에는 획기적인 기법으로 자신들의 맥주 라인업을 완성시켜 나갑니다. 바로 다품종 소량생산! 을 모토로 해서 1년에 100종이 넘는 맥주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죠.

 

지금까지 1000종 이상의 맥주 레시피를 개발

 

미켈러에 가면 세상에 있는 거의 모든 맛의 맥주를 볼 수 있다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것도 그러할 것이 1천여개가 넘는 맥주 중에 내 취향을 저격할 맥주 하나쯤은 있지 않겠나요. 다품종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맥주 바를 운영하는데 매우 큰 전략이 됩니다. 신사동 미켈러바에서도 사람들이 어떤 맥주를 맛보아야할지 매장에 들어서면서부터 설레고 상기된 모습이 보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기호를 발견하기 이전에 수 많은 종류의 맥주 테이스팅을 원할 것이고,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또 오늘은 새로운 맥주가 없는지 자신의 선택지를 확장해나가며 매출을 더 확대해나갈 수 있기 때문인데요. 요즘 같은 개인의 취향을 니치하게 저격하는데 미켈러의 다품종 전략만큼 유의미한 것도 없어보이네요. 그렇다면 미켈러는 어떻게 이런 식으로 많은 맥주를 만들 수 있을까요?

 

그런데, 미켈러는 맥주 공장이 없다?

 

놀랍게도 미켈러는 맥주 공장이 없습니다. 자신들이 양조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것. 그것이 바로 그들의 저력이라 말하는데요. 역설적이게도 미켈러는 자신들만의 브루어리를 포기하며 더 많은 전세계의 맥주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지역의 양조장을 활용합니다. 자신들이 레시피를 개발하고, 특정 지역 양조장에 맥주 생산을 의뢰하는 것이죠. 그렇게 미켈러는 자신들이 직접 생산 설비를 투자하지 않고도 유명 브루어리의 뛰어난 설비 공정을 활용하기에 '집시 맥주' '팬텀 맥주'리고 불리며 그들의 리스트업을 채워나갑니다.

 

여기서 또 재밌는 현상이 일어나는데요. 

 

지역 양조장을 활용하며 무한한 가능성이 열립니다. 바로 그 지역의 물과 양조장의 생산 공법에 따라 같은 레시피라도 또 다른 맥주가 탄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겨난 것이죠. 예컨데 미켈러1이라는 레시피를 있을때 이 제조법을 서울의 양조장에 의뢰하면 서울_미켈러1이 탄생하는 것이고, 부산의 브루어리에 가면 부산_미켈러1 2가지가 탄생하는 것이죠.

 

맥주 맛은 물 맛이 절반이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기성 맥주 공장들은 물 맛을 일정하게 관리하고 생산 공정을 까다롭게 지켜나가며 그들 고유의 맛을 지켜나가는데요. 미켈러는 그런 대규모 생산 시설을 만드는 대신 생각의 틀을 바꾸어버립니다.

 

우리는 맥주를 즐기는 방법을 판다.

 

미켈러는 어찌보면 기성 맥주 공법에서는 실패한 사례일지 모릅니다. 같은 레시피인데 결과물이 다르다고? 품질 관리에 실패한거 아니야?

 

하지만 미켈러는 이렇게 말하죠. 더 다양한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맥주를 개발하기 위해 우리의 임무는 최대한 많은 맥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아주 니치한 시장을 공략하여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나아가 새로운 맛의 맥주를 고르는 것 자체를 하나의 도전이자 신선한 재미로 느끼는 사람들에게 또 한 번 지갑을 열게하는 미켈러의 전략! 

 

국내 맥주 시장은 3조 3천억

 

2020년 2월 기준으로 발표한 닐슨 자료에 따르면 국내 맥주 시장은 3조 3천억 규모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편의점 맥주 냉장고만 봐도 상당 량의 맥주들이 등장했는데요. 지금의 많은 선택지가 편의점에 도착하기 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던 것을 되돌아보면 미켈러의 혁신적인 위탁 생산 기법은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많은 것 같습니다.

 

신사동 미켈러바는 국내 크래프트 비어 기업 더 부스에서 런칭했습니다. 오픈 1주년이 지난 지금, 앞으로도 사람들의 관심이 꾸준하게 이어질지 주목해보겠습니다.